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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으로 사라진 한국 대형차 브랜드

by 아재날다 202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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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이 작은 나라에 현대, 기아, 대우, 쌍용 등 많은 차량 제조업체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각 업체들의 최고급 대형 브랜드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최고급 차량을 표방하며 등장한 에쿠스

 

1. 현대 그라나다

 

현대 그랜져의 전신이며 1973년 포드 그라나다 1세대 모델을 출시예정이었으나.

1차 오일쇼크로 인해 생산이 연기가 됩니다. 그러던 1978년 제한적으로 6 기통

차량 생산을 허가하자 그 해 10월 현대자동차는 포드 그라나다 2세대 모델을 가져와

조립생산을 하게 됩니다.

1978년 10월부터 단종된 1985년 12월까지 총 4,743대가 생산되었으며 그 이후 그라나다는

단종이 됩니다. 1986년 그랜져라는 브랜드로 새롭게 출시가 되었고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고급 차량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당시 가격은 1,154만 원으로 판매되었으며 매해 100만 원씩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단종 전 가격은 1,992만 원에 달하게 됩니다. 당시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 분양가가

1,800만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아파트 한 채가 움직이는 것으로 부를 상징하는 차량이었습니다.

 

2. 기아 포텐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기함 모델인 그랜져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자 경쟁사인 기아자동차는

대형 고급 승용차 라인의 부족함에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마쓰다의 최고급 세단인

루체의 5세대 세단버전을 부분 손을 보며 포텐샤라는 이름으로 출시하게 됩니다.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스포티하면서도 균형 잡힌 훌륭한 운동성능으로 경쟁상대인 그랜져와

차별화를 두면서 고급 대형차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지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루체 5세대의 플랫폼은 1986년 출시되었으며 포텐샤는 1992년 출시된 차량으로

이미 노후화된 플랫폼으로 안정성 및 연비 문제등 한계에 부딪히며 그랜져와의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모델 체인지가 이뤄져야 하는 시점을 놓치게 되며

대중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됩니다. 반면 현대차는 1998년 그랜져 XG로의 모델 체인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마치게 되며 두 차량의 운명은 엇갈리게 됩니다.

결국 포텐샤는 연결되는 후속 모델 없이 2002년 단종이 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당시 가격은 1,895만 원부터 최고급 프리지던트 모델은 3,470만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중후한 디자인과 균형 잡힌 드라이빙이 인상 적었던 차량인데 후속모델이 나오지 않아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차량입니다.

 

3. 현대 다이너스티

 

한강의 기적으로 대한민국의 성공한 부자들이 늘어났고, 그랜져 판매는 예상을 훨씬 능가하였습니다.

판매량에 고무된 현대자동차는 기존 그랜져의 최고급화에 결정체로 '뉴 그랜져 리무진'을 생산할

계획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랜져보다 더 높은 단계의 차량을 원했던 현대자동차는 1997년 2월

'다이너스티'라는 이름을 건 기함을 출시하게 됩니다. 한국 최초 내비게이션 내장 및 글라스 안테나,

사이드와 뒷좌석 전면 에어백등 최고급에 걸맞은 옵션으로 당당히 시장 진출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으로 고장이 너무 많았다는 것입니다. 서스펜션이 터지거나 에어서스와 같은

큰 고장부터 각종 센서류가 나가는 등 잔고장까지 많은 고장이 발생하게 됩니다.

갈수록 오너들은 차량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며 한국 최고의 차량이 아닌 불량 차량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됩니다. 결국 이런 문제들이 겹치며 단종되고 후속 모델인 에쿠스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당시 가격은 2,674만 원부터 최고급 리무진은 4,925만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었지만, 고질적인 고장이슈에 발목이 잡혔네요.

 

4. 기아 엔터프라이즈

 

포텐샤의 예상외 고전으로 인해 모델 체인지가 아닌 상위 등급의 차량을 만든다는 목표 수정한

기아자동차는 1997년 3월 앤터프라이즈라는 이름을 달고 시장에 출시됩니다.

기존 포텐샤와 마찬가지로 후륜구동을 채택했으며 옵션으로는 뒷좌석 안마기능, TV가 내장된

AV 시스템과  당시에는  보기 힘들었던 아웃사이드 미러 폴딩 스위치까지 고급스러운 기능을 

추가하였습니다. 타도 그랜져를 외치며 출시되었지만, 차량 하체 부품 내구성 부족함과 조절식

댐퍼의 짧은 수명은 오너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등 품질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1997년 IMF가 터지고 기아자동차가 문을 닫으며 최고급 차량인 엔터프라이즈의 

상품가치는 끝을 모르는 나락으로 빠지게 됩니다. 역시 모든 일에는 운도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출시 당시 현대 정주영 회장이 엔터프라이즈를 시승하고 많이 놀랐다는 일화가 유명한데요,

이렇게 좋은 차량을 만든 기술력에 놀랐고, 이런 차를 이렇게 못 팔 수 있는지 놀랐다고 합니다.

근근이 양산되던 1999년 현대차 에쿠스가 출시되고, 쌍용차 체어맨의 엄청난 인기에 시장의

관심은 사라지게 되고 2003년 오피러스에게 자리를 넘겨주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당시 가격은 2,524만 원부터 최고급 4,147만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스포티한 차량에만 적용되던 프레임리스 도어를 장착한 것에 세련미를 느꼈던  모델이라

꼭 한번 운전해 보고 싶었는데 사라지게 되어 아쉬운 차량입니다.

 

5. 대우 아카디아

 

대우자동차는 1994년 2월 프린스, 브로엄을 잇는 플래그쉽 세단 아카디아를 출시하게 됩니다.

비록 혼다 레전드 2세대 부품을 가져와 한국에서 조립, 판매를 한 모델이지만, 경쟁 차종이었던 

그랜져와 포텐샤보다 휠 베이스가 20cm 길어서 넓은 실내를 자랑하는 차량이었습니다.

경쟁 차종에 비해 가벼운 공차중량과 프런트미드쉽 구조, 낮은 전공등의 장점을 살려 운동성능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은 큰 이유는 가격입니다.

출고 당시 최하위 모델의 가격이 4,075만 원으로 당시 수입차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뉴 그랜져 1994년식 V6 3.0 모델의 가격이 3,05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비싼 금액입니다.

또한, 쌍용차의 체어맨이 그랜져와 시장을 양분하던 시기라 큰 이목을 끌지 못하면서 

1999년 12월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 이후 스테이츠맨과 베리타스라는 모델이 출시되긴 하지만,

이 차종들이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소리소문 없이 단종됩니다.

가격은 비쌌지만, 경쟁 차종에 비해 젊어 보이고 날렵한 느낌이 기억에 남는 차량입니다.

 

6. 쌍용 체어맨

 

쌍용차는 개발기간 5년, 개발비용 5천억이라는 투자를 통해 1997년 1세대 체어맨이 개발됩니다.

벤츠와 기술제휴를 통해 무쏘, 이스타나, 뉴코란도, 체어맨까지 최고의 기술 및 부품을 지원받으며

안전하고 고급이라는 이미지를 가지며 시장에 등장하게 되며 그랜져의 대항마로 등장하게 됩니다.

경쟁 차량인 그랜져가 2.0 내지 2.5 라인이 주력 상품이었다면 체어맨은 최고 배기량인 3.2리터가

주력 모델이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그랜져보다 더 고급스러운 모델을 원하는 이해관계가 맞으며

판매량과 인기 모두 좋았습니다.

2003년 9월 뉴 체어맨이라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게 됩니다. 고급 서러운 외관과 첨단 장비로

한때 현대차의 에쿠스 판매량을 앞서기도 하며  최고급 차량의 선두주자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많은 이름으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였고, 꾸준한 사랑을 받긴 했지만, 노후화된 

플랫폼의 한계, 시대 흘름을 따라잡지 못한 올드한 디자인등 저조한 판매 실적을 보이다가

2015년 1월 단종됩니다.(2015년 공개한 판매량에서 단 1대만 팔렸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랜져와 에쿠스의 아성을 넘어서던 시절도 있었던 한국 자동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모델임은 틀림없습니다.

 

7. 현대 에쿠스

 

현대자동차는 미쓰비시와 손잡고 초대형 세단을 개발하기로 합니다. 그랜져와 다이너스티를

통합한 후속 대형세단을 목표로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당시 기아의 엔터프라이즈와

쌍용의 체어맨이 등장하면서 현대자동차는 높은 최상위 모델의 필요성을 느끼며 모든 전략을

수정하게 됩니다. 

최상위 모델답게 V6 3.5리터 시그마 엔진과 V8 4.5리터 오메가 엔진을 장착하며 배기량 깡패의

모습으로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며 출시하게 됩니다. 편안한 승차감과 정숙성을 강조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최고급 세단에 맞지 않는 전륜구동 채택과 승차감에만 집중한 나머지 부실한

하체는 코너링을 포기하게 만드는 드라이빙의 단점 또한 부각되기도 합니다. 고질적인 문제인

많은 잔고장, 비싼 부품 가격등은 최고급 이미지에 맞지 않아 원성을 많이 사기도 합니다.

2003년 실내 냉난방 통풍 시트 적용, 공기정화 라디에이터 장착, 안전장비 보강을 적용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됩니다. 이후 꾸준한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 최고급 시장을 점령하던 

에쿠스는 '운전기사가 필요한 차', '보수적이고 올드한 차'라는 인식이 많아 오너 드라이브들에게

어필이 되기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미지의 필요성과 올드한 평을 탈피하기 위해 현대차는

3세대 에쿠스로 계획했던 모델을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에 편입시키며 (EQ900으로 출시됨)

화려했던 에쿠스 시대를 마감하게 됩니다.

한국차 최초의 1억이 넘는 가격으로 데뷔를 했던 에쿠스는 지금도 여전히 기업 회장 및 유명인들이 

즐겨 타던 차량으로 기억에 남는 차량입니다.

 

요즘 시장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자율주행 차량등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있습니다. 

눈부신 기술 발전으로 더 안전하고 더 편한 차량이 쏟아지는 지금의 자동차 시장에서 가끔은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했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때 유행했던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형차들을 알아보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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